연휴를 앞두고 골프 라운딩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골프를 칠 때 관절 건강을 조심해야 한다는 건 다들 알고 있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또 있다. 바로 ‘피부 건강’이다. 골프 라운드 때에는 야외에서 평균 4시간 동안 운동을 하게 된다. 날씨가 따뜻해진 만큼, 자외선에 의한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한별 교수의 도움말로 야외 운동을 할 때 간과하기 쉬운 자외선의 위험성과 예방법까지 함께 알아봤다.
◇강한 자외선 노출, 일광화상과 피부암까지 유발해
햇빛이 강한 시간, 골프 등 야외 운동을 할 때 피부가 무방비로 자외선에 노출되면 다양한 피부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한별 교수는 “자외선의 강도와 노출 정도, 피부 유형에 따라 그 종류와 정도는 달라지지만, 대표적으로 자외선은 ▲홍반성반응 ▲일광화상 ▲다형광발진 ▲색소침착 ▲광노화 ▲피부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반성반응은 자외선에 의한 가장 흔한 피부 반응으로, 진피 혈관이 확장돼 피부가 붉어지는 것이다. 대부분 자외선 노출 30분~1시간 이내에 나타나고 1~2일 정도 지속된다. 만약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오한·발열·오심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면 일광 화상을 입은 것일 수 있다. 피부 또한 햇볕을 오래 쬐면, 염증 반응으로 화상을 입는다. 3~6시간의 잠복기 후 발생해 12~24시간쯤 최고에 도달하고 72시간 이후에 완화된다.
특히 젊은 여성에게는 다형광발진도 흔하다. 피부에 다양한 형태의 물집,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겨울 동안 노출되지 않았지만 봄, 초여름에 강한 태양광선에 처음으로 노출된 팔, 가슴, 목 등에 잘 발생한다. 초봄에 시작해 점점 심해지다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한여름에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강한 자외선은 피부 노화도 더 빨리 진행시킨다. 장기간 자외선에 노출돼 발생하는 피부 변화를 ‘광노화’라고 하는데, 피부가 건조해지고 굵고 거친 주름이 생기며 심하면 축 늘어진 모양이 된다. 다양한 색소 질환(흑자, 기미, 불균일한 색소침착, 색소 소실)도 발생해 피부가 검거나 붉어지거나, 쉽게 멍이 들 수도 있다. 이외에도 자외선은 검버섯 등 양성 종양이나 광선각화증 등의 피부암전구증,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등 악성 종양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피부 질환 있거나 약 복용한다면 더욱 주의해야
특히 기존 피부 질환이 있거나, 특수한 체질이거나, 특정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일광 두드러기는 특정 파장 자외선에 취약한 사람에게 발생한다. 햇빛에 노출된 부위에 홍반이나 두드러기가 수초~수분 내에 발생해 가렵고 따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드물지만 쇼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한별 교수는 또 “아토피피부염이나 다형홍반, 단순포진, 천포창, 만발성피부포르피린증 등이 있는 환자가 태양광선에 노출되면 피부 질환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광독성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특정 고혈압약, 당뇨약, 이뇨제 등)을 복용하는 환자 역시 태양광선에 노출되면 홍반, 물집, 습진과 비슷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자외선 차단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두피 자외선 노출, 탈모 유발할 수 있어
얼굴뿐만 아니라 두피도 자외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두피는 특히 신체의 가장 높은 곳에서 자외선을 직접 받기 때문이다. 한별 교수는 “두피의 모발은 자외선에 대해 어느 정도 물리적 보호막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노출 강도와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피부 반응이 전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심한 자외선 노출은 휴지기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급성 휴지기 탈모는 자외선에 의해 두피에 염증 반응이 심하게 발생한 경우 생긴다. 심한 자외선에 노출된 후 약 3개월 후 탈모가 시작돼 수개월이 지나야 회복된다.
◇SPF30 이상 자외선 차단제 필수, 기능성 옷·모자 착용해야
야외 운동 후 홍반성반응, 일광화상 등에 의해 피부가 달아올라 열감이 느껴진다면 찬물로 샤워하거나, 얼음찜질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이때는 되도록 샴푸나 비누를 쓰지 말고 자극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분공급과 진정효과가 있는 오이나 감자 팩도 빠른 진정효과를 볼 수 있다. 만약 물집이 생겼거나, 증상이 심하다면 빠르게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게 좋다. 다형광발진과 일광 두드러기가 계속되는 경우라면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등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자외선에 의한 피부 질환을 예방하려면 야외 운동 전에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고, 옷차림에 신경 쓰는 게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30분 전, SPF30 이상의 제품으로 얼굴, 목, 손등, 팔 등 노출 부위에 꼼꼼하게 발라야 한다. 오래 나가 있다면 2시간 간격으로 덧발라주는 게 좋다. 반팔을 입는다면 얇은 팔토시를 착용하거나,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기능성 옷을 착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별 교수는 “의류의 일광차단능력은 UPF(ultraviolet protection factor) 40 이상이 효과적이고, 일반적으로 폴리에스테르가 가장 차단 효과가 좋다”고 조언했다. 짙은 색의 옷감이 이론적으로는 차단 효과가 크다고 알려졌지만, 정도의 차이는 크지 않다. 모자도 착용하는 게 좋다. 모자는 자외선 차단 효과뿐만 아니라 골프 라운드 중 공에 맞는 위험으로부터도 보호할 수 있다. 얼굴 보호를 위해서는 7.5cm 이상의 챙이 달린 모자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