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랑과 생명존중을 실천합니다.
’두근두근’ 새로운 시작을 선물하는 의사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심장내과 박성훈 교수
“다시 뛰는 심장으로 환자와 내일을 약속”
병원을 배경으로 한 의학 드라마에서는 긴박한 상황이면 꼭 환자의 ‘바이탈 사인’을 체크한다. 바이탈 사인(V/S, Vital sign)은 활력 징후라는 의학용어로 사람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호흡, 맥박, 혈압, 체온 등의 측정치를 말한다. 그 중 가장 직접적으로 바이탈을 다루는 심장내과는 1분, 1초가 골든타임과 같다.
환자에게 다시 뛰는 심장, 새 삶을 선물하는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심장내과 박성훈 교수를 만나본다.
‘을지병원’에서만 가능한 일
‘심장’은 사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생명’을 뜻하기도 한다. 생명과 같은 심장을 다루는 심장내과는 내과 중에서도 심정지 등 바이탈(Vital)과 연관성이 높다. 또한 사망률도 높은 분야라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때문에 심장내과는 늘 생(生)과 사(死)를 가까이하는데, 그만큼 위기를 극복하면 대부분 이전과 같은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이것이 박 교수가 ‘심장내과’로 전공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삶을 하나의 끈에 비유하자면, 끈이 끊어지는 순간은 심장이 멈추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끈이 끊어지지 않도록 잘 고쳐 엮는다면 평소의 팽팽함(tension)을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다른 만성질환 환자들과 달리 심장내과 환자들은 치료와 회복을 거치면 이전의 삶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이 점이 심장내과 의사로서 가장 큰 보람이죠.”
박 교수는 이러한 보람을 을지병원에서 배가 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을지대학교의료원의 규모는 크지만, 이곳 을지병원은 아주 큰 규모의 대형병원은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각 진료과마다 전문성 유지와 협력이 더 잘되는 것 같아요. 특히 을지병원은 내분비내과, 신경과, 족부족관절정형외과, 신장내과 등 심혈관계와 관련된 타 진료분야들이 발전돼 있어 상호협력을 통해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을지병원의 내분비내과와 족부족관절정형외과는 전국각지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이 끊이질 않는다. 당뇨 및 족부질환 환자들은 심한 경우 절단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심장내과에서 하지혈관 시술을 통해 절단을 피할 수 있어 협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심혈관질환을 동반하고 있어도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검진을 통해 심근경색과 뇌졸중과 같은 급사도 예방할 수 있다.
“지난 5월에 제 환자분이 방송에 출연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건강했던 50대 남성이신데, 길에서 갑자기 급성심근경색으로 의식을 잃어 쓰러지셨어요. 마침 지나가던 시민이 신고 후 빠르게 대처했죠. 저희 병원으로 이송된 후 환자는 관상동맥중재술(스텐트 삽입술)을 받고, 빠른 처치 덕분에 별다른 후유증 없이 퇴원하셨습니다.”
회복 후 종종 병원을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 오셔서 뿌듯하다는 박 교수는 겨울철에 특히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심장을 닮은 의사
1분, 1초에 예후가 달라지는 심장처럼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박 교수는 자기 발전을 멈추지 않는다. 군복무 중에는 미국 임상교환교수도 고려하여 미국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최근에는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말초혈관질환 환자에서 관상동맥질환 검진의 효용성 연구 중이다.
“기본적으로 치료와 수술은 세계 어디서나 지침서에 따라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요즘은 어느 병원이나 큰 차이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제대로 된 인술(仁術)을 보여야겠죠.”
단 무조건 의학적인 원칙만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환자의 특성을 고려하고, 환자가 머리와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전제조건이라고.
이런 박 교수의 목표는 환자와 손을 잡아도 어색하지 않는 ‘공감을 형성한’ 의사로 기억되는 것이다. 의사와 환자에게 어려운 과제와 같은 일이지만 그는 애인을 대하듯 ‘두근두근’ 조심스럽게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심장을 닮아 쉴 틈 없이 뛰는 박 교수는 오늘도 환자와 내일을 약속하며 또 한걸음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