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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평생주치의

인간사랑과 생명존중을 실천합니다.

신경과 권오현 교수
2017.03.17

‘삶의 질’을 책임지는 의사

 


우리는 봄이면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형형색색 꽃들과 그 향기를 느낀다. 가끔 맛있는 음식을 보면 입에 침이 고이고, 먹기 위해 손을 뻗는데 이 모든 과정은 우리 인체의 ‘신경’을 통해 가능하다. 
시각, 후각, 촉각, 청각 등 모든 감각과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은 윤택한 삶을 위해 필수적이다. 또 전신에 분포해 있어 각 기관을 연결하고 하나의 유기체로서 신체활동을 컨트롤한다. 
신경세포의 기본단위인 뉴런부터 무수히 많은 신경세포가 얽혀있는 뇌까지, 신비스런 신경계 질환을 담당하는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신경과 권오현 교수를 만나본다. 

 

신비하고 경이로운 ‘신경’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쯤은 겪어본 가벼운 두통부터 어지럼증, 치매, 팔다리 근육 마비질환 등 신경계 질환은 온몸에 다양하게 나타난다. 권 교수는 이러한 특징을 신경의 매력으로 꼽았다.
“신경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 몸에 분포되어 있어 전신의 모든 활동에 관여합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뿐만 아니라 작은 움직임까지 제어하고 있어 신경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권 교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신경의 기능 외에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많아 더욱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덧붙였다.
“약 천 억개의 신경세포가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여 모든 기관의 기능을 조절하는 뇌는 우리가 깨어있는 시간은 물론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활동합니다. 이만큼 무궁무진한 뇌는 밝혀지지 않은 영역이 많기 때문에 아직도 신비스럽죠.”
권 교수가 신경과를 전공한 이유도 ‘뇌’에서 출발한다. 사람과 다른 생물을 분류하는 가장 큰 특징이 뇌의 주기능인 인지능력인데, 이러한 뇌와 신경에 발생하는 질환은 삶의 질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라고.

우리 병원에서 유일하게 말초신경질환을 담당하는 권 교수는 “말초신경은 팔다리에 감각과 운동을 최종적으로 조절, 관리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한다.
“말초신경질환은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화끈거리는 느낌, 전기가 통하는 느낌, 맨손이지만 장갑을 낀 것 같이 감각이 떨어지는 등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증상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환자 평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말초신경계 중 자율신경은 심장, 폐 등 스스로 활동하는 기관을 지배하는데, 기능이 망가져 불균형이 생길 경우 회복시키는 데 직접 작용하는 약은 없다. 때문에 식습관, 운동 숙면 등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효과적이다. 교감신경에 이상이 있을 경우 기침이나 가래를 유발하기도 하며, 소화불량과 변비, 심한 경우 급사의 위험도 있다. 부교감신경이 제대로 활동하지 않으면 눈부심, 기립성저혈압, 과민성장증후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권 교수는 증상에 따라 관련 있는 진료과에서 먼저 원인질환을 찾아보고, 별다른 원인이 없다면 자율신경의 불균형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료실 안 ‘듣기’와 ‘말하기’
병원을 찾은 사람들은 환자이기 이전에 고객이다. 심리적·육체적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권 교수는 각별한 애정을 갖는다.
“열에 일곱 분은 본인의 질환을 어느 정도 의심한 채 병원을 찾습니다. 흔한 질환의 증상은 일반인도 구별하기 쉽지만,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일반적으로 스스로 구분하고 판단하기 어려워 환자와 소통을 통해 증상을 찾기도 해야 합니다.”
때문에 권 교수는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게 진료의 첫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고, 전연령에 발병하는 신경계질환 중 안면마비, 중증근무력증, 길랭-바레증후군, 척수염 등의 질환은 급성으로 나타나고, 심할 경우 호흡불가로 생명에 위협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작은 증상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몇 달 전 20대 초반의 여성이 팔다리에 저릿한 감각과 통증을 느껴 진료실에 찾아왔습니다. 본인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다 조바심에 진료예약을 했다는데, 증상을 듣다보니 척수염이 의심됐습니다. 척수 MRI검사로 확인해 본 결과 다행인건지, 불행인건지 척수염이 맞더군요. 이틀 만에 양 다리 마비와 감각소실, 소변도 볼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지만 빠른 면역치료를 받은 후 5일만에 호전을 보여 보람을 느꼈습니다.”
의료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권 교수는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로 질병을 예방하고, 신체에 불편한 증상이나 징후가 있다면 면담, 진찰을 통해 의사와 함께 해결하길 권장한다.

 

“최상의 결과로 보여줄 것”
머리칼이 헝클어져도 신경 쓰지 않을 만큼 털털한 권 교수지만 진료실 안에서는 다른 모습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어디에 문제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에 대해 합리적으로 좁혀 나가는 것이 진료방식이라는 권 교수는 환자 한 명에 적게는 5분, 많게는 30분 넘게 진료를 본다. 진료를 시작하면 한 순간도 긴장을 풀지 않다보니 환자들에게 무뚝뚝하게 보일 수 있지만, 권 교수는 “보이는 모습보다 의사로서 최상의 결과로 보여주고 싶다”고.
오늘도 하얀 가운을 휘날리며 병동과 진료실을 오가는 권 교수의 두 어깨는 무겁지만, 발걸음은 가볍다. 환자에게 최상의 결과를 보여주고픈 그의 ‘열정’이 항상 함께하기 때문 아닐까?

콘텐츠 담당자 :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