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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불러도 쳐다보지 않는 우리 아이, 자폐스펙트럼 장애일까?
2024.05.17

이름 불러도 쳐다보지 않는 우리 아이자폐스펙트럼 장애일까?

두 돌 이전 증상 있다면 검사 권장, 치료 빠를수록 사회성에 도움

 

26개월 민수는 어린이집 선생님 권유로 소아정신과에 내원했다. 선생님에 따르면 민수는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고 선생님과 눈맞춤이 되지 않았다. 또래 친구들에게 관심이 없고 혼자 구석에서 손을 팔락팔락거리면서 빛이 나오는 자동차 장난감의 빛을 째려보는 모습이 반복되었다고 했다.

 

진료실에 들어온 민수는 엄마가 불러도 반응이 없었으며, 엄마는 지금까지 쭉 민수가 또래나 가족들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름을 불려도 쳐다보지 않는 것은 어릴 때부터 지속되었고, 눈맞춤이 되지 않는다고 했으며, 뜻을 알고 구사하는 단어는 아직 없었다. 엘리베이터 타는 것을 극도로 거부했고 장난감 자동차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놓여져 있지 않으면 소리를 질렀으며 청소기 소리가 나면 귀를 막고 울었다. 어른들 행동을 모방하는 행동, 상징놀이(인형에게 밥 주기 등)는 없다고 했다.

 

민수는 소아정신과 면담과 자폐검사, 발달검사를 통해 중등도의 자폐스펙트럼 장애로 진단을 받고, 행동치료와 언어치료를 시작했다. 앞으로 장기적인 치료를 통해 민수의 사회성과 언어능력을 향상시켜 나갈 예정이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유병률은 최근에 그 수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 나라에서의 전수조사를 통해 밝힌 유병률은 2.64%로 나타났다. 자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부모의 오해와 불안감도 덩달아 커졌다. 진단명 ‘스펙트럼’으로 보듯 임상 양상이 광범위하다 보니 “우리 아이도?” 하는 의구심을 갖는 부모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맞다면 이른 진단 및 전문가의 개입을 통해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지윤 교수에게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핵심 증상과 진단,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핵심 증상

자폐스펙트럼 장애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핵심 특성은 사회적 의사소통 및 사회적 상호 교류의 장애다. 이에 해당하는 세 가지 영역에는 사회·정서적 상호 교환의 결핍, 비언어적 의사소통 행동 결핍, 발달연령에 맞는 적절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 포함된다. 해당 특성들은 광범위한 행동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자발적으로 타인과 상호작용을 하고 정서적인 상호작용을 하기가 어렵고 관심사를 공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두번째로 나타나는 임상적 특성은 행동·관심·활동의 반복적이고 상동적인 양상이다. 한 가지에 몰두하며 반복하는 움직임(상동행동)과 사물 및 언어의 사용(예시: 손 펄럭이는 반복 행동, 장난감 줄 세우기, 광고에서 나오는 언어 반복해서 읊기), 루틴에 대한 고집, 제한적이고 고정된 관심사, 감각에 대해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반응성 (예시: 특정한 소리를 지나치게 싫어함, 불빛 등에 지나치게 집착함)이 있다. 해당 증상은 모두 나타나지는 않을 수 있고 두가지 이상의 양상이 나타날 때 자폐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고려한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영유아기 특성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영유아기 특성으로는 눈맞춤의 문제가 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 영유아는 눈맞춤을 거의 하지 않거나, 불확실한 눈맞춤을 한다. 또한 호명반응(이름을 부르면 쳐다보는 반응)의 감소는 부모가 아이에게서 발견하는 최초 징후에 해당한다. 

합동주시의 손상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시사하는 중요한 징후로 알려져 있다. 합동주시는 상대방의 시선을 향해 자신의 시선을 이동시키는 것으로 타인과 관심을 공유하기 위한 사회적 의사소통 행동을 의미한다. 이후에는 자신이 관심 있는 사물을 향해 상대방이 시선을 돌리도록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포인팅으로 발달하게 된다. 

12-24개월 사이에 이러한 문제들이 발견된다면 소아정신과를 방문하여 발달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진료실에서는 종종 12개월까지 정상 발달을 했지만 이후에 상호작용 기술이 감소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에 24개월 정도까지 사회성 발달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평가와 치료

진단을 위해서는 아이가 보이는 행동과 언어에 대한 임상가의 관찰이 필요하며, 과거 발달력과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의 사회성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다. 유전질환과 함께 동반되는 경우에는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유전력에 대한 가족력 평가가 필요하다. 이외에는 인지수준을 정확하게 평가를 하고, 언어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현재 발달 상태와 추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 

핵심 치료는 행동치료와 화용언어 치료 등을 포함한다. 언어와 적응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응용행동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집중적인 행동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사회성 기술 습득에 초점을 맞춘 치료 및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화용언어 치료도 반드시 필요하다.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반드시 약물 치료를 적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동행동, 자극과민성, 강박적 행동 등으로 인해 사회적 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에는 비전형 항정신병 약물인 리스페리돈과 아리피프라졸이 유의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 되어 왔다. 

앞서 설명했듯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임상양상은 광범위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나기에 아이들의 능력 또한 다양할 수 있다. 아이들 중에서 일부는 기억력, 그리기, 음악, 계산, 읽기 등의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경우도 있다. 이에 자폐스펙트럼의 진단 여부보다는 아이의 사회성 발달을 촉진하기 위한 조기 평가와 전문가적 개입이 중요하겠다.


- 관련 의료진   :   신지윤 교수   
콘텐츠 담당자 :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