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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면 과격해지는 우리 아이, ADHD 일까?
5세 이후 유치원·학교 적응 어렵다면 검사 적극 권장
초등학교 1학년 민수는 학교 담임선생님 권유로 소아정신과에 내원했다. 선생님에 따르면 민수는 수업시간에 착석하지 못하고 돌아다니며 친구들에게 간섭을 했다. 친구들을 우산으로 찌르는 일도 있었다. 친구들은 민수와 어울리고 싶어 하지 않았고 민수는 섭섭해 하는 적이 많았다. 수업시간에는 불쑥 관련 없는 질문을 하기도 하고, 교실 밖으로 나가기도 하고 창틀에 기어 올라가는 행동도 잦았다. 처음 진료실에 들어온 민수는 자리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키보드에 관심을 갖고 누르기도 하면서 묻는 말에는 잘 대답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 민수 엄마는 민수가 유치원 때부터 규칙 따르기를 어려워하고 책꽂이에 기어 올라가거나 시끄럽게 놀고 계속 뛰어다녔으며 여기저기 부딪혔지만 아이들이 모두 그런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민수는 소아정신과 면담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객관적 검사를 통해 ADHD로 진단받고 ADHD 약물도 처방 받았다. 이내 학교에서의 문제행동이 줄어들어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기분 좋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 |
사회적 관계 어려움이 동반된 소아 ADHD의 실제 사례다. 이처럼 적절한 시기에 ADHD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부모가 ADHD의 주요 증상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ADHD의 3대 핵심 증상
ADHD의 3대 핵심 증상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이다. 주요 증상에 따라 1)주의력 결핍 우세형, 2)과잉행동·충동성 우세형, 3)혼합형(주의력 결핍 + 과잉행동·충동성) 3가지로 구분 된다.
주의력 결핍 증상으로는 산만하고 오래 집중하기 어려워하고, 재미있는 놀이나 게임은 오랫동안 집중하지만, 재미없고 반복적이거나 싫어하는 과목은 시작하기 어렵고 중간에 다른 행동을 하며 쉽게 중단한다는 점이 있다. 또한 해야 할 일을 잘 잊어버리고 물건 분실이 잦으며 몽상에 빠지기 쉬워 수업시간이나 이야기 도중 멍하게 있거나 다른 생각을 하느라 다른 사람 말을 놓치고 잘 기억하지 못한다. 청소년기 이후까지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비교적 많다.
과잉행동 및 충동성 증상으로는 차분하게 앉아 있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며 심한 장난을 치고 수업을 방해한다. 높은 곳, 위험한 곳에 올라가고 자주 다치고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기다리는 것을 힘들어하며 불쑥 끼어들거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을 하고 지시가 끝나기 전에 성급하게 반응하여 실수가 많다. 과잉행동·충동성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ADHD 아이의 경우 감정 조절이 어렵고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화, 짜증을 내기도 하고, 위험한 행동으로 감정을 표출하기도 하고 우울, 불안이 자주 동반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어려워서 사회생활 어려움도 함께 동반이 된다. 작업기억력(특정한 작업을 하기 위해 과거의 지식이나 경험을 잠시 기억하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어 문제를 해결하거나 미래를 대비해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부족하기에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기 위해 계획 세우기를 어려워한다.
ADHD로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경우
만 5세까지는 산만해 보이는 행동들도 아이가 정상 발달 과정에서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 후에 가만히 착석하여 수업을 듣는 것이 어렵거나 규칙을 따르지 못한다면 ADHD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이런 증상으로 학교, 가정, 친구관계에서 적응문제가 명백한 경우에는 병원에 방문하여 전문가의 임상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아이의 어릴 때부터의 특성, 어린이집·유치원·학교에서의 적응을 토대로 임상적 평가를 진행하며 ADHD 평가를 위한 척도들과 검사를 동반하여 ADHD 진단을 한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면담을 진행한 이후 검사는 대략 1-2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ADHD 약물이 필요한 정도인 경우에는 올바른 용량과 적정 치료기간 사용시 75% 이상에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약물의 필요성에 대해서 소아정신과 전문의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ADHD의 치료: 약물 치료와 행동 치료
크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 치료가 있다. 약물 치료는 ADHD 핵심 증상에 비교적 즉각적인 효과가 있다. ADHD의 도파민계 치료제인 메칠페니테이트는 자극의 선별 및 선택 능력(필요한 자극은 수용하고 필요하지 않은 자극은 차단하는 능력)을 증가시키며 결과적으로는 주의집중력을 증진시키고 주의산만성을 감소시킨다. 또한 ADHD의 노르에피네프린계 치료제 아토목세틴도 주의집중력을 호전시키는데, 이는 동반되는 불안 등의 정서문제에도 함께 효과를 가진다.
비약물적 치료로는 행동치료, 뉴로피드백 등이 있다. 아동기술 훈련은 사회기술 훈련의 일정으로 계획세우기, 할일 목록 관리하기, 정리하기 등을 구체적으로 가르친다. 친구 만들기, 경청하기, 적절하게 자기 주장하기, 문제 해결하기, 감정 조절하기 등의 교육을 의미하며, 이는 부모교육을 병행하여 부모를 통해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아이가 유치원, 학교, 가정, 친구관계 등에서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경우에는 아이의 자존감 형성, 정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ADHD가 의심이 된다면 조기에 평가를 하여 개입을 하는 것이 아이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